2009년 11월 22일
선생님
오한에 시달리며 고생하던 시절 만난 아버지의 지인이신 한의원 선생님은
"세 달 안에 고치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셨지만 이 엄청난 환자는
세 달을 1년 두달로 바뀌는 대죄를 범하고 말았고
마지막 완쾌 되었을 때는 선생님은 먼산을 바라보시며
"한의학을 다시 배우려고 했어요."라고 원망어리게 말씀하셨었습니다.
대구 사투리에 젊고 자신감 만만. 내가 못고치는 병은 없어.
그런 눈빛이었는데 어째서 약발이 먹히지 않는 거냐며 절 원망(쾅쾅)하셨지만
그게 어쩐지 밉지 않고 재미있어서 어디 등장인물 같던 선생님.
환자는 이미 오랜 세월 아파서 넋을 놓고 허탈하게 웃으며 괜찮다는데
선생님만 급진지 막 에너지 발산 '넌 내가 고친다!!' 이런 식이었었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길을 그냥 걷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쉬었다가 가지 않으면 아예 학교를 못 갈 지경이라
세번이나 지각을 하고 말았네요.
계단을 올라갈때는 쉬지 않으면 기절을 할 것 같고 전부터 혈압 때문에
안 좋아서 지팡이를 사려고 했었는데 그걸 잡지도 못할 지경이라
잘못 정신을 놓으면 등교길 전철 플랫폼에도 빠질 지경이라 조마조마.
겨우 학교에 도착하면 뭐가 복받치는지 아파서인지 눈물이 나고
제 상태를 쭉 보는 학교 사람들은 제발 그냥 나오지 말라고;;
(여기는 비싸서 택시도 못 타는데 도대체 무슨 용기냐고..orz.....)
선생님은 그냥 집에 가라고ㅠㅠ(젝 출석은 그래도 결석이잖아요/어흙)
계속 이런 상태면 휴학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집에 했더니
아버지께서 선생님께 전화를 해주셔서 오늘 약이 왔습니다.
일요일도 택배가 오다니 뭔가 굉장하네요.
안에 열어봤더니 약과 함께 편지가 있어서 꺼내보았습니다.

온 택배에 깜놀. 장롱정리하고 청소하고 그래서 다시 아파진 머리에
반쯤 정신은 혼미한데 이걸 읽을 때는 선생님 말투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참 웃어보았습니다.
ㅋㅋㅋㅋ선생님 나만의 츤데레ㅠㅠㅠㅠ
# by | 2009/11/22 22:33 | 트랙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