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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3년 전이었던지, 오랜 양약 복용으로 약효를 잃고
오한에 시달리며 고생하던 시절 만난 아버지의 지인이신 한의원 선생님은
"세 달 안에 고치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셨지만 이 엄청난 환자는
세 달을 1년 두달로 바뀌는 대죄를 범하고 말았고
마지막 완쾌 되었을 때는 선생님은 먼산을 바라보시며 
"한의학을 다시 배우려고 했어요."라고 원망어리게 말씀하셨었습니다.

대구 사투리에 젊고 자신감 만만. 내가 못고치는 병은 없어.
그런 눈빛이었는데 어째서 약발이 먹히지 않는 거냐며 절 원망(쾅쾅)하셨지만
그게 어쩐지 밉지 않고 재미있어서 어디 등장인물 같던 선생님.
환자는 이미 오랜 세월 아파서 넋을 놓고 허탈하게 웃으며 괜찮다는데 
선생님만 급진지 막 에너지 발산 '넌 내가 고친다!!' 이런 식이었었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길을 그냥 걷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쉬었다가 가지 않으면 아예 학교를 못 갈 지경이라
세번이나 지각을 하고 말았네요.
계단을 올라갈때는 쉬지 않으면 기절을 할 것 같고 전부터 혈압 때문에
안 좋아서 지팡이를 사려고 했었는데 그걸 잡지도 못할 지경이라
잘못 정신을 놓으면 등교길 전철 플랫폼에도 빠질 지경이라 조마조마.
겨우 학교에 도착하면 뭐가 복받치는지 아파서인지 눈물이 나고
제 상태를 쭉 보는 학교 사람들은 제발 그냥 나오지 말라고;;
(여기는 비싸서 택시도 못 타는데 도대체 무슨 용기냐고..orz.....)
선생님은 그냥 집에 가라고ㅠㅠ(젝 출석은 그래도 결석이잖아요/어흙)
계속 이런 상태면 휴학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집에 했더니 
아버지께서 선생님께 전화를 해주셔서 오늘 약이 왔습니다.

일요일도 택배가 오다니 뭔가 굉장하네요.
안에 열어봤더니 약과 함께 편지가 있어서 꺼내보았습니다.

 
아파도 청소는 해야하는지라 밥하면서 나오는 설거지 하는데 갑자기
온 택배에 깜놀. 장롱정리하고 청소하고 그래서 다시 아파진 머리에
반쯤 정신은 혼미한데 이걸 읽을 때는 선생님 말투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참 웃어보았습니다.

ㅋㅋㅋㅋ선생님 나만의 츤데레ㅠㅠㅠㅠ

by rize | 2009/11/22 22:33 | 트랙백

ねぇ、ママ(우스이 유타카)

碓井豊「ねぇ、ママ」

2009.10.14 発売

http://profile.ameba.jp/usuiyutaka/

들으면 어쩐지 눈물이 그리워진다.

우타스타라는 밤 늦게 하는 프로가 있다.
아마츄어들이 가수에 도전하는 30초 가량 노래를 부르고 심사위원들이
벨을 누르면 시간이 연장되는 그런 방식
나는 학교 때문에 거의 보지 못하지만 반년만에
우연한 시청에서 음반이 나왔다며 짧은 광고가 나왔다.
거기서 발탁된 가수가 처음으로 낸 음반인데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리며 부른 음악이라도 한다.

엄마가 그리운 탓도 있지만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엄마도 나보다
더 어린, 소녀 시절이 있었음을 깨닫고 그게 또 왜 그렇게 마음 아픈지 모르겠다.
엄마한테 받은 그 수많은 고마움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많은 아픔들을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까.

나이가 점점 높아지고 세상에 밝아지면서 
딸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아련함이있다.
이 노래는 그걸 뭉쳐놓은 것만 같다.

by rize | 2009/11/02 22:48 | 트랙백

심박수

안 좋은 소식으로만 돌아오는 대역죄인.

며칠 심장이 이상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간밤에
저혈압에 의한 심박수로 보기엔 2시간을 멈추지 않고 뛰어 시선까지 덩달아 춤을 추길래
다리를 위로 올려 기다려도 그대로라 참 양심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그 다음 오신 편두통에 속에 있는 게 다 나올 것 같은 경악.
손에 생긴 습진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운데 결국 처음으로 학교를 지각.
12년 개근을 더 이어보려고 했더니(개근하면 학교가 2,3만엔을 주는 건 다음 문제로 치고...
그걸로 부모님께 뭔가 괜찮은 걸 선물하려고 했던 생각은 아예 지우는 편이 마음 편하고...)
한달 반을 남겨놓고 내게 이렇게 잔인하다니 정말 양심없다.

2년 전에 병원에서 3시간을 누워 심장 검사를 받았지만 이유불분명. 약도 없고 정말.
요즘 간간히 자봐도 전지 끊긴 사람처럼 왜 이러는지.
멀쩡한 몸가지고 어지러워서 저쪽으로 픽 이쪽으로 픽 쓰러지니 답답. 
지지 않아. 제길 난 특출나지도 않고 공부로 이룬 것도 없는데
몸만 망가지고 창피하게 이게 뭐야.
(남이 보면 박사학위 과정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

by rize | 2009/11/02 22:13 | 트랙백

인간


쓰레기도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찾아온 충격이 너무 커서 나와 전혀 관계 없을 줄
알았던 흥신소 전화번호를 찾아보았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내가 의외로 바른지라 몰랐던 것뿐이었으리라.
험난한 이 세상은 쓰레기같은 인간 틈에서 빛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다.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온다.
어쩐지 울면 안될 것 같다.
그게 지는 것만 같아 용서가 되지 않는다.

이겨내고 네가 아니라 내가 웃겠다.
내 추악한 진심이 너는 그 검은 곳에서 영원히 추락해 죽어버리라고 빌지만
나를 이끌어주는 진리로 마음을 돌려 소원해본다.
너도 그 어둠을 어둠으로 인지하고 빛에서 살아갈 수 있길.
증오스러워 죽이고 싶은 너에게 내 오지랖은 그 무지가 가엾어 버리고 만다.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아는, 그런 네가 되어 빛으로 구원받길.


주여, 울고 싶어요. 
내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세요.
아 하늘에 계신 나의 주여. 저를 놓지 마세요. 
제가 당신의 손을 놓지 않으니 처음 그러했듯 붙잡아주세요. 
나의 주여.

언제나 저와 함께 해주세요.
 

by rize | 2009/10/27 22:38 | 트랙백

쾌청

2주만에 온 것이 피가 계속 멈추지 않아서 노심초사한 14일간이었습니다.
쏟아지는 잠과 현기증, 눈물 많은 나를 남겨두고 떠나서 밉고 억울하지만
강한 제가 되고 싶어 몸을 추스리고 일어나 다시 힘내려고 합니다.
병원에서 예상한 걱정스러운 병명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내 안에 아직 용기를 믿고 오늘을 이어 내일로 달려갑니다.

도쿄 2009일 10월 13일 리제 맑음.

by rize | 2009/10/13 20:50 | 트랙백

가시상처


여기 오고 쭉 위태위태했던 안 좋은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는 소식에 
정말 어떻게 되어 버릴까 겁을 먹고 부랴부랴 이쪽 9월 연휴를 이용해
통장에 모아둔 돈을 다 긁고 빚을 내서라도 한국에 가려고 했는데
출입국관 서류를 다 준비하고 비행기 예약을 결제하기 전에 전화를 해보니
오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이제 가망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많이 울었습니다. 

사람은 믿고 싶은 만큼 두렵고
사랑하려는만큼 괴롭히는 이상한 생물체인 것 같습니다.
나도 사람이고 상대편도 사람인데 뭐가 다른 걸까요.
아니, 그쪽도 저도 사실은 정말 사람일까요.

그저 그 마음에 더 상처 없이 무사하기만을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by rize | 2009/09/09 17:31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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